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삼성역 공사 구간에서 철근이 누락되는 시공 오류를 인지하고도 이를 수개월 동안 ‘쉬쉬’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승강장 기둥을 지으려면 철근을 두 줄로 시공해야 하는데, 기둥 80개 중 절반 이상인 50개가 1열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공사인 현대건설로부터 이 결함을 보고받은 지 5개월이 지난 올해 4월에야 국토부에 알리고 보강 방안을 제출했다. 서울시는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느라 늦었다”고 하지만, 천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 수도 서울의 행태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수백만이 이용할 대중교통임을 감안하면 이런 공사 부실은 지체 없이 보고하고, 일반에 공개했어야 한다.
이번 결함은 현대건설의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현대건설 측은 “도면의 표기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도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시공사의 수준도 한심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보강 방안을 마련한 후 국토부에 통보했다. 그러면서 즉시 통보 규정이 없기에 문제는 없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알리지 않고 공사를 계속해온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이 부실공사의 파장을 줄이려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여야 공방이 오갔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시의 조치를 엄호하고 나선 것은 본질을 흐리는 감싸기에 불과하다. 철근 누락은 구조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인 만큼, 서울시의 폐쇄적인 대처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당초 다음달로 예정되었던 GTX-A노선의 삼성역 개통 및 통과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상태다.
국토부가 감사에 착수하고 행정안전부와 합동 안전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당국은 부실공사의 진상과 서울시의 보고 지연 이유, 은폐 지시 여부 등을 낱낱이 밝혀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현대건설의 보강 공사도 정밀하게 진단해 추가 부실이 발견된다면 ‘전면 재시공’도 불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