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한 스타벅스코리아의 손정현 대표이사를 전격 경질했다. 이번 일이 정 회장의 과거 ‘멸공’ 발언과 연관지어 해석되자 신속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고 “부적절한 마케팅 진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 대표를 즉시 해임한다”고 밝혔다. 신세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스타벅스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책임자와 관계자에게 중징계를 내릴 것을 지시했다. 신세계는 “정 회장은 이번 사고가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일어난 것에 대해 격노하고,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손 대표와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담당 임원도 책임을 물어 해임키로 했다. 또한 관련 임직원 모두에 대해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정 회장은 이번 일을 보고받은 즉시 엄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빼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앞으로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조직 내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이날 오전 10시 ‘단테·탱크·나수데이’ 이벤트를 열고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를 시작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앱 등에 게시된 홍보물에는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날짜 ‘5/18’이 강조됐고,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포함됐다. 해당 문구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시내 탱크 진입, 1987년 발생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당시 해명)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타벅스는 해당 이벤트를 중단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오후 7시쯤 손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5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장섰던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안의 엄중함을 통감하고, 이와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이번 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경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고,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알림창. 스타벅스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