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인 18일 ‘탱크데이’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된 신세계그룹 그룹사인 스타벅스코리아를 겨냥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에 올린 글에서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희생자들과 광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데이’ 이벤트라니…”라며 “그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5.18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습니까”라고 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피로 지켜낸 성스러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가 자행한 인면수심 마케팅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스타벅스는 5·18 영령과 광주 시민을 조롱한 부도덕한 마케팅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부독재의 폭력과 공동체의 피눈물을 상품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킨 몰역사이자 윤리적 파산 선고”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알림창. 스타벅스 홈페이지 갈무리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논란은 단지 우연이거나 실수일 수 없다”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전부터 자신의 극우색을 숨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담당자 잘못으로 돌릴 문제도 아니다”라며 “정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오전 10시 온라인 스토어에서 텀블러 제품 가운데 하나인 ‘탱크 텀블러’를 할인하는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다.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등에 게시된 홍보물에는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날짜 ‘5/18’이 강조됐고,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광주 시내 탱크 진입, 1987년 발생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등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스타벅스 불매 선언도 잇따랐다.
이에 스타벅스는 ‘탱크데이’ 명칭을 ‘탱크텀블러데이’로, ‘책상에 탁’ 문구를 ‘작업 중 딱~’이라고 각각 수정했다.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와 앱상의 해당 이벤트 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손정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안의 엄중함을 통감하고, 이와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사고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경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날 저녁 손 대표를 전격 경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