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 제작 필수 자재인 보랭재
LNG 수주 많아지면 보랭재 판매도↑
동성화인텍·한국카본 1분기 호실적
중동 사태·미국 LNG 생산 확대 영향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 내부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중동 사태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면서 국내 보랭재 생산 업체가 조선 업계 못지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보랭재는 LNG선 필수 자재로 업계에선 ‘배보다 귀한 몸’이라고 불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력 보랭재 업체인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동성화인텍은 지난해 1분기보다 59.2% 상승한 1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카본 영업이익은 411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2.0%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도 동성화인텍 2조764억원, 한국카본 1조811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동성화인텍은 지난달 삼성중공업과 878억원 규모의 보랭재 공급 계약을 맺었고, 한국카본은 LNG선 수요가 급증한 미국 생산 시설 확보를 위해 296억원 규모의 타법인 출자를 결정했다.
보랭재는 LNG선 건조에 빼놓을 수 없는 자재다. LNG는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보랭재는 외부 열을 차단하는 단열재로 LNG선의 저장고가 극저온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보랭재가 없으면 LNG가 기화해 운송할 수 없다. 국내에선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이 보랭재 생산 대표 업체다.
따라서 보랭재 판매 실적은 LNG선 수주 실적과 궤를 같이한다. 업계에선 LNG선 선가가 10% 상승하면 보랭재 판가가 3~4% 오르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최근 LNG선 수주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론 중동 사태가 꼽힌다. 전 세계 LNG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생산 시설이 이란 공격으로 일부 파괴되면서 각국이 수입처 다변화에 나섰고, LNG를 실어나를 운반선도 더 많이 필요해졌다.
미국 정부가 LNG 생산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30년 미국 천연가스 수출 용량이 2023년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조선 업계에선 이러한 흐름을 타고 2030년까지 인도 기준 LNG선 수요가 최소 230척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NG선 시장의 약 60%를 책임지는 국내 조선 업계로 일감이 몰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선 3척을 1조1242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 국내 3대 조선 업체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동안 7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2조6061억원 규모다.
자연스럽게 보랭재 업계의 호황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존 LNG선 외에도 초대형에탄운반선, 벙커링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보랭재가 필요한 선박 수요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
DS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부터 보랭재 판가 인상분이 반영되고 환율 효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8년 이후엔 수주 물량 반영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레버리지 구간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