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주요 항구와 지도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지중해와 접한 시리아의 항구가 새로운 대체 항로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지중해와 접한 주요 항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레바논·요르단·이라크·튀르키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리아가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이란 전쟁에 시리아가 개입하지 않은 점도 대체 항로로 기능하기에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고 짚었다.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미 시리아에서 원유와 기타 물품을 육로로 운송해 선박에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말 이라크가 유조 트럭을 시리아로 보내면서 항만 활용이 본격화됐다. 하루 많게는 400대가 넘는 유조 트럭이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이동하며, 각 차량은 최대 1만500갤런의 원유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UAE에서 출발한 차량 200대가 요르단 육로를 통해 시리아 라타키아 항구에 도착해 유럽으로 이동했다.
시리아 국경관세청의 마젠 알루시 대외 관계 담당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 거의 모든 국가가 시리아 항구를 이용하기 위한 접근권을 요청했다”며 “그들은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11일 시리아의 항구 도시 라타키아를 찍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가 물류 허브로서 본격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난 14년간 내전으로 파괴된 전력 및 수도 인프라 등을 복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원유를 운송하는 주요 육로의 관문인 알탄프 국경검문소는 수년간 운영이 중단됐는데, 이를 완전히 재건하는 데는 최소 몇 달이 걸리며 2500만달러(약 377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 복구와 국가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원이 필요한 시리아로서는 이 같은 수요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의 재건 비용은 2000억달러(약 301조76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리아 항만청은 신속하게 이동식 트레일러 차량, 컴퓨터, 국경 통제 및 여권 담당팀, 이동식 주택 등을 보내 항만 재개방에 나섰다. 시리아는 현재 항만에서 통관료와 하역료 등을 부과하고 있다.
시리아 지도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서 자국의 전략적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지난달 키프로스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리아가 중앙아시아·걸프 지역을 유럽과 연결하는 안전하고 전략적인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사프완 아마드 시리아 국영석유회사 홍보담당 이사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각국은 해협을 대체할 항로를 마련해야 한다”며 “시리아가 바다로 통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아마드 이사는 여러 해외 기업들이 시리아 바니아스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를 연결했던 송유관 복구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고도 전했다. 이 송유관은 시리아 내전 당시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