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시의회에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징계 요구
시의회, 구의회 심의가 “감사 권한 없다”며 반려
당사자 재택근무 권고 거부···피해자 분리도 안돼
서울 용산구청 전경
서울 용산구의회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경향신문 5월13일자 10면 보도)의 가해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서울시의회가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심의하고 징계를 결의한 구의회가 감사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해자는 정상 출근 중이고, 피해자와 분리 조치도 되지 않았다.
1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구의회는 5급 전문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지난 14일 서울시의회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구의회가 지난 8일 갑질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에 대해 제기된 여러 폭언·갑질 등 의혹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린데 따른 후속조치다. ‘지방공무원 징계 및 소청 규정’에서는 기초의회 소속 5급 이상 공무원의 징계를 광역의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의회는 그러나 구의회의 징계 요구를 접수 당일 반려했다. A씨에 대한 구의회의 징계 심의가 ‘감사 권한이 없는 기구의 조치’라는 이유를 들었다. 공공감사법 등에 따라 구의회 감사 권한은 해당 구청에 있는데, 구청이 아닌 구의회가 심의를 열어 징계를 청구했으니 절차에 어긋난다는 게 시의회 입장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구의회의 감사권은 인사권과 달리 (구청에서) 독립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구 조례에서는 구의회 차원의 심의위 개최와 징계 결의를 인정하고 있다. 조례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상위 법령에 막혀 징계가 반려된 것이다. 이에 구의회는 A씨 징계 절차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징계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재직 중인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있다. A씨는 심의위에서 인정된 징계 혐의를 부인하며 구의회의 재택근무 권고 등을 거부하고 정상 출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B씨는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용산구지부 홈페이지 올린 호소문에서 “징계 절차가 법의 맹점으로 막혀있다면 (구의회) 의장님이 고유 권한으로 가해자에 직위 해제를 명령해달라”고 요구했다.
구의회 관계자는 “징계안이 반려돼 A씨에 대해 (강제) 조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의회 관계자는 “징계안 반려와는 무관하게 구의회 차원에서 조치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