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환경 청소 노동자가 2023년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이 승강장 선전전과 시위 과정에서 벽면에 붙인 스티커를 떼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스티커 수백장을 붙여 기소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권달주 상임공동대표와 문애린 활동가는 각각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이들은 2023년 2월13일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지원 관련 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승강장 벽과 바닥에 스티커를 수백장 붙이고 래커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에 검찰은 이들이 서울교통공사의 재물을 망가뜨렸다며 기소했다.
1심 법원은 2024년 5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스티커 부착으로 건물 내벽과 바닥의 기능이 저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착된 스티커가 접착력이 강한 재질이긴 해도 제거하기 현저히 곤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2심 법원은 이들이 붙인 스티커가 승강장 벽면의 안내 글씨를 직접 가리지는 않았더라도, 지하철 이용객들이 안내 표지 등을 찾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승강장 미관이 훼손돼 이용객 상당수가 불쾌감이나 저항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스티커를 제거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 직원 30여명이 이틀간 작업했다는 점도 유죄의 근거로 들었다.
당시 재판부는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알리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점을 고려해도, 다른 합법적 수단을 강구하지 않고 굳이 수백장의 스티커를 부착했어야 할 만한 긴급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 등은 이 판단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