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 1분기 수수료 각 55%·57% 급감
매출·영업이익도 곤두박질···예치금도 줄어
미 ‘클래리티법’ 통과가 반등 촉매제 될 수도
암호화폐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올해 1분기 거래 수수료 수익이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증시 활황으로 고객들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가상자산 거래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한때 뜨거웠던 코인시장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1분기 거래 수수료 매출은 2286억7988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5099억6460만원보다 55% 감소한 수치다. 빗썸 또한 거래수수료 수입이 지난해 1분기 1947억3965만원에서 올해 1분기 824억7742만원으로 57% 가량 줄어들었다.
거래량 감소 때문이다.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달 거래량은 551억달러(약 82조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7월 1127억달러(약 168조원)와 비교하면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상자산 업계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3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62억원)보다 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963억원 대비 7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3205억원에서 695억원으로 78% 감소했다.
빗썸은 더 심각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947억원 대비 57.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78억원에서 29억원으로 95.8% 줄었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330억원 흑자에서 올해 -8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빗썸 측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 금리 상승 압력 등으로 투자 심리가 장기 위축 흐름을 보이며,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돈도 거래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업비트·빗썸 거래소의 고객예치금은 1분기 6조9996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7조8678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비트 예치금이 5조1990억원으로 10.8% 줄었고 빗썸 예치금은 1조8006억원으로 11.5% 감소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빠져나간 돈은 증시로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유가증권시장의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15일 기준 132조8596억원으로 1년 전의 56조518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정책 변수도 코인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한 총 22%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까지 시작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디지털자산 제도화 법안 ‘클래리티(CLARITY)법’이 오는 7월 미 의회를 최종 통과하면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현재 답보 상태인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클래리티법이)지난 14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 체계로 편입되는 흐름이 강화됐다”라며 “시장 구조 정상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