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내란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재판부를 바꿔 달라며 기피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김 전 장관 등이 낸 ‘기피 신청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각하면서 “재판을 지연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이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를 상대로 낸 법관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형사소송법상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이 법관을 배제해달라며 기피 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형사12-1부는 이들 네명의 내란 혐의 항소심 재판을 담당하는 곳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혐의 항소심 첫 재판 전날인 지난 14일 해당 재판부에 기피 신청을 냈다. 재판부가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항소심 선고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이라고 판단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예단을 가지고 재판을 진행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용현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도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이들도 윤 전 대통령의 기피 신청 사유와 동일한 주장을 했다. 더불어 이 재판부가 내란전담재판부법 관련 위헌성에 대해 스스로 심판할 권한이 없는데도, 김 전 장관 측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 및 각하했다고 했다.
그러나 형사1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 등의 형사12-1부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사건과 한덕수 전 총리의 사건은 별개라며 “윤 전 대통령 사건은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 및 증명의 정도, 이에 대한 피고인의 대응 등에 따라 판단이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피 요건인)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형사1부는 또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김 전 대령의 기피신청 이유를 두고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형사12-1부가)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판단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1차적인 심판권을 행사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형사1부는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이 낸 형사1부에 대한 기피 신청도 간이 기각했다. 앞서 김 전 장관 등은 지난 18일 형사12-1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형사1부가 심리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기피 신청을 제기했다. 간이 기각은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한 기피 신청임이 명백한 경우 해당 재판부가 직접 신속하게 기각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 등의 기피 신청이 이들의 내란 가담 혐의 항소심 재판의 심리를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