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양측 실무그룹 출범 예정
우라늄 농축·재처리 등도 협의
해군, 합참에 소요 제기서 제출
이달 말 정부 기본계획 나올 듯
쿠팡 사건 대응 등 영향 가능성
미국 국무부가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등 한·미 정상 합의 이행을 논의할 대표단을 수주 내 한국에 파견해 한·미가 핵잠 등을 논의하는 실무그룹을 출범할 예정이다. 해군은 핵잠 건조를 위한 군 차원의 공식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간 정체됐던 논의가 재개되는 모습이지만 쿠팡 등 해소되지 않은 통상 이슈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회담 결과, 후커 차관이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각 부처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후커 차관은 방한 기간 한·미 정상 간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의 안보 분야 후속 조치를 위한 회의를 진행한다. 외교부는 후커 차관이 방한하는 동안 핵잠,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협의를 위한 한·미 실무그룹이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그룹이 출범하면 지난 1월 추진하려다 하지 못했던 양국 간 실무 협의가 약 5개월 만에 시작된다. 앞서 한·미는 핵잠과 관련한 범정부협의체 가동을 추진했지만 한국의 대미투자 이행 속도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에 대한 미국 내 기류가 안보 협의에 영향을 미치면서 논의가 지연됐다. 실무그룹이 가동될 경우 핵잠 건조 논의와 함께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사용 권한 확대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팩트시트 후속 협상 논의의 장애물로 지목돼온 양국 통상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여겨진다. 후커 차관은 박 차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양국 무역 및 산업 파트너십의 지속적 진전을 기대한다”며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정한 대우 보장과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을 압박하며 쿠팡과 온라인플랫폼법 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군은 한국형 핵잠 도입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해군은 이날 핵잠 건조를 위한 소요 제기서를 합동참모본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요(所要) 제기는 군이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이나 전력증강 사업을 추진할 때 작전상 요구되는 무기 성능과 운용개념, 대수, 전력화 시기 등 필요 사항을 상급 기관에 요청하는 것을 뜻한다. 전력 획득 과정의 첫 절차로 여겨진다.
강동길 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핵잠 규모에 대해 “5000t 이상이 될 것”이며 핵잠 연료를 두고는 “평화적으로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보면 (우라늄) 농축 정도가 20% 이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핵잠 규모가 약 7000~8000t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합참에서 소요가 결정되면 핵잠 도입을 위한 군 차원의 실무 논의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핵잠 건조·운용을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절차 등은 외교부가, 핵잠 건조를 위한 군사·기술 절차는 군이 담당하는 구조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핵잠 개발 기본계획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 핵잠 확보에 대한 원칙과 건조 계획, 핵 비확산 입장, 구체적 일정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