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등 4개 법인 즉각 파업 가능
HD현중·현대차 등서도 이슈화
재계 “경영 유연성 위축” 반대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산업계 전반에 임금 교섭과 관련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경영진의 재량으로 여겨진 성과급을 ‘영업이익 n%’ 기준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20일 판교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 등 5개 법인에 대한 파업 찬반 투표 결과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쟁의권이 마련된 만큼 향후 투쟁 계획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노동위원회 조정 결렬로 쟁의권이 확보돼 즉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카카오도 오는 27일 조정 절차가 결렬되면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확정될 경우 본사 기준 창립 이래 첫 파업이 된다.
이들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경영진 중심의 성과 배분 구조를 바꿔 제도화해달라고도 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단체협약 요구안에 포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영업이익의 2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LG유플러스 노조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간 회사 실적과 연동되는 성과급은 경영진의 재량이 큰 ‘성과 배분’의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노동자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성과급을 제도화할 경우 경영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투자나 업황 사이클에 따른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년도 성과를 제대로 측정해 다음 성과급에 반영한다는 논리는 합리적”이라면서도 “매년 회사의 내부 상황과 외부 환경이 다른데 이를 명문화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제도화는 조선업계처럼 사이클이 명확한 산업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고 했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하청업체로 확산하는 움직임도 있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성과급을 원청과 차별해 지급하지 말라’며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삼성전자가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향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성과급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