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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가 쏟아진 20일 오후 7시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경기장에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입장하자 관중석 한 편에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남북 교류협력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응원단은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로고가 그려진 작은 깃발을 흔들며 양 팀의 이름을 번갈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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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속 남북 축구 대결, 특별한 교류는 없었다…관중석에선 “남북관계 빛 됐으면” 기대감도

입력 2026.05.20 21:43

수정 2026.05.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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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 권은솜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 권은솜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고향! 수원!”

장대비가 쏟아진 20일 오후 7시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경기장에 수원FC 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내고향) 선수들이 입장하자 관중석 한 편에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남북 교류협력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공동응원단은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로고가 그려진 작은 깃발을 흔들며 양 팀의 이름을 번갈아 외쳤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수원FC위민과 내고향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이 치러졌다. 2019년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치러진 남북 축구 대결이다.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 방남한 것은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경기 이후 8년 만이다.

경기를 관람하러 온 시민들 사이에서는 북한 선수들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이번 경기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남북협력민간단체(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민간단체들이 구성한 공동응원단은 ‘힘내라! 잘한다!’ ‘힘내라 코리아!’ ‘승리를 넘어서 BEYOND VICTORY’ 등의 구호가 적힌 응원 수건을 들고 두 팀을 응원했다.

다만 공동응원단이 선창하는 구호와 달리 내고향만 외치는 관중도 일부 있었다. 경기장 한쪽에선 수원FC 위민 팬들이 구단 깃발을 흔들며 응원가를 불렀다. 수원FC는 이날 경기 관중 수를 5700여명으로 집계했다. 경기는 2대1로 내고향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장을 찾은 배정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일협회 간사는 “영상이나 기록으로만 보던 스포츠 교류의 현장에 직접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며 “남북관계가 어려웠을 때마다 스포츠 교류가 한 줄기의 빛이 됐던 만큼 이번 경기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소속으로 경기장을 찾았다는 자영업자 목건수씨(56)는 “이번 경기로 막혀있던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했다

북한 선수들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중들도 있었다. 대학생 김유성씨(25)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북한 선수들이 온다고 하니 (이들을) ‘언제 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 신기해서 왔다”며 “내고향은 토너먼트를 거쳐서 올라온 상대 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23)는 “만나면 관계가 생기지 않느냐. 남북관계에 변화가 생기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이 남한을 방문했지만, 남북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시각도 있었다. 대학원생 김모씨(28)는 “북한 선수들이 공항에서 땅만 쳐다보며 (남한에) 들어왔듯이 이번 경기가 남북관계 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보다는 남북관계를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선수들 사이의 특별한 교류는 포착되지 않았다. 경기 전후 의례적으로 하는 팀 인사 때 가볍게 손을 맞댄 정도였다. 경기 도중 넘어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세우거나 손을 내미는 장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경기에 주무 부처 장관인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이 참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참관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AFC가 대한축구협회에 서한을 보내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순수 스포츠 국제행사로 진행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통일부 장관은 그러한 정치적 고려를 배제한다는 차원에서 오늘 경기를 참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민간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남북 선수팀을 공동으로 열렬히 응원하는 것 자체가 8년 동안 얼어붙었던, 또 완전히 단절됐던 남북관계 속에 좋은 선례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차곡차곡 신뢰를 쌓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고향은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오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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