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직장인들이 결혼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혼에 관한 관심 자체는 커졌지만, 실제 결혼을 둘러싼 감정은 ‘기대’보단 ‘두려움’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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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0일 부부의 날(21일)을 앞두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결혼 관련 게시글 2만2095건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처럼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남긴 기록은 사회과학·여론 연구 분야에서 ‘디지털 흔적’으로 불리며, 특정 집단의 관심사와 정서 변화를 읽는 정성·정량 자료로 활용된다.
분석 결과, 결혼 관련 게시글은 최근 3년 사이 가파르게 늘었다. 2023년 3073건이던 게시글은 2024년 4267건, 2025년에는 9201건으로 증가했다. 3년 사이 게시글 수가 3배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하지만 결혼을 바라보는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졌다. 결혼 관련 글에서 부정 감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6.28%에서 2024년 49.94%, 2025년 53.62%로 높아졌다. 혼인 건수가 반등하는 흐름과 별개로, 결혼을 이야기하는 직장인들 감정은 불안과 부담 쪽에 가까웠다.
실제로 전체 결혼 관련 게시글 가운데 ‘행복’ 감정으로 분류된 글은 9.3%에 그쳤다. 가장 많이 나타난 감정은 ‘두려움’(24.24%)이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슬픔’ 감정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다. 2023년 9.53%에서 2024년 13.57%, 2025년 16.07%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결혼을 둘러싼 불안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문제였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결혼 관련 게시글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6%가 직장, 연봉, 대출, 주거 등 경제적 조건을 이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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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에는 결혼 관련 고민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흐름도 포착됐다. 여전히 돈 문제가 가장 큰 부담으로 거론됐지만, 결혼식 준비나 신혼집 마련처럼 ‘결혼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글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누구를 어디서 만나 결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전체 분석 대상 글에서 ‘결혼 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8.77%에서 2023년 51.91%, 2024년 51.23%, 2025년 50.62%로 점차 낮아졌다. 반면 배우자·이성 관련 주제는 2022년 19.77%에서 2023년 30.5%, 2024년 27.56%, 2025년 30.0%로 높아지고 있다. 소개팅이나 매칭 앱 활용, 연애 관계 지속 가능성, 이상형과 배우자 조건 같은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경제적 부담이 여전히 상황에서 상대를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어려움까지 더해지며 직장인들의 결혼에 대한 두려움은 복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혼인 건수 증가를 곧바로 결혼 심리 회복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센터장은 “혼인 건수 반등에 안도하기보다 그 숫자 너머 청년들의 속마음을 읽어야 할 때”라며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한 데다 이제는 관계를 맺는 것 자체의 어려움까지 더해지고 있는 만큼, 주거·자금 지원 같은 구조적 접근과 함께 만남의 기회를 넓히고 관계 형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세밀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김찬호 기자 flycloser@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