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을 들이받고 멈춘 사고 차량.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로 운전자인 60대 남성 A씨를 지난 4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5일 오후 11시쯤 양주시 한 터널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터널 벽면을 들이받은 후 약 4㎞를 더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 차량을 뒤따르던 신고자는 A씨 차량이 터널 벽면을 충격한 뒤에도 계속 주행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해 음주운전 의심으로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추격했고, A씨 차량은 교차로 연석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
경찰이 A씨를 임의동행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그의 혈액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면제 4알을 복용했고 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5일 밤에는 부천 오정구 한 도로에서 졸피뎀을 복용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을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한 30대 남성 B씨도 경찰에 입건됐다.
국과수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물 운전과 관련해 의뢰된 1046건 약물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불면증 치료 목적으로 주로 처방되는 졸피뎀이 370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불안과 수면장애에 처방되는 알프라졸람(144건), 플루나이트라제팜(126건) 등도 검출됐다.
이 약물들은 각성 수준 저하, 주의력·반응속도 감소, 운동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옥시코돈과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도 인지기능을 떨어뜨려 운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찰은 약을 처방받거나 구입할 때 전문가에게 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졸음 유발 약을 먹었을 경우 충분한 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