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5·18 탱크데이’ 논란 대국민 사과에도 스타벅스 불매운동과 선불카드 환불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 사태 이후로 불매에 나선 소비자들이 까다로운 선불카드 환불 규정으로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으려면 충전 금액의 60%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해, 소비자에게 원치 않는 추가 소비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말 기준 4275억원에 달하지만 금융 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소비자 보호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이어진다.
24일 스타벅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타벅스코리아의 선불금 규모는 4275억6311만원으로 전년 3950억8377만원보다 약 325억원(8.22%) 증가했다. 선불금은 고객이 스타벅스 앱이나 카드에 미리 입금한 금액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선불 카드는 최소 사용 금액 등 제약이 있어 100% 환불은 안된다. 이용약관에 따르면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카드에 5만원을 충전했다면 3만원 이상을 쓴 상태여야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불매 운동에 동참하려는 소비자들은 “불매를 하려고 탈퇴하려는데 환불 조항 때문에 바로 탈퇴할 수도 없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같은 조항이 불공정하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미사용 선불충전금을 환불해달라는 지급명령 신청이 법원에 제기됐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 스타벅스 카드 미사용 잔액 반환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지급명령은 금전 지급 사건에서 법원이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지급을 명령하는 절차다.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소송으로 넘어간다. 양 변호사는 SNS를 통해 “스타벅스는 빨리 고객들에게 미사용금에 대해 즉시·전액 환불하는 조치를 해주는 것이 서로 덜 피곤하게 이 문제를 종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수천억원의 고객 선불금을 운용하면서도 금융당국의 선불전자지급수단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발행회사 외 제3자에게 재화나 용역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수단만을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타벅스 카드에 선불 충전한 금액은 자사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형 구조라 범용성이 없어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아 금감원의 감독·검사를 받지 않는다. 또 가맹점이 1개이고 사업주가 동일한 경우는 예외로 두는데, 스타벅스는 전국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 체제로 운영해 법적으로 하나의 점포로 취급된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등록 선불수단과 달리 선결제를 받아둔 동네 식당과 같이 분류된 것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20년 이후 선불충전금을 예금과 신탁 등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해 약 408억원의 이자 이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선불 충전금을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에 투자해왔다는 입장이지만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고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자금 규모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