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가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한 대형 벌룬 ‘반가라춘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들어서면 10m 크기의 특이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보 78·83호 반가사유상 형상을 한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로, 이름하여 ‘반가라춘상’.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24일)과 다양한 불교 전시를 알리는 간판 격이다. 반가라춘상의 등장으로 과거만 머물던 박물관이 지금과 미래가 어우러지는 힙한 공간으로 변했다.
불교의 힙함에 깜짝 놀라는 이들이 많다. 지난 6일엔 108 염주를 목에 건 최초의 로봇 스님 ‘가비’가 탄생했다. 여느 스님들처럼 한 달간 수행을 마치고 ‘로봇 오계’도 받았다. 생명을 해치지 않을 것, 에너지를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 인간과 기술의 공존 윤리가 담긴 오계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연상케 한다.
각 종교가 신자 감소 현상을 겪는 탈종교 시대에 불교만 예외인 듯 보인다. 불교에 대한 MZ세대의 열광도 흥미롭다. 지난해 158개 사찰에서 진행된 템플스테이엔 역대 최대인 35만명이 몰렸다. 외국인들까지 찾는 대표적인 문화체험 상품이 되었다. 2023년 시작된 남녀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의 경우 100 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지난달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선 ‘번뇌를 씻어내는 수건’ 같은 굿즈들이 인기몰이를 했다. 산사의 고즈넉함만 떠올리게 하는 불교가 더 이상 아니다.
전자음악을 배경으로 ‘극락(極樂)도 락(Rock·樂)이다’라고 외치는 스님 DJ에 힙스터들이 열광하는 건 흥겨움 때문만이 아니다. 누구든 불교 가르침에서 지금의 자신이 있는 그대로 긍정되는 느낌을 받는다. 무간지옥과도 같은 경쟁사회의 고단함에 잠시 쉼이던 불교는 ‘즐거움’을 더하고, ‘다정한 위로’도 되고 있다.
조계종 원로회의 수석부의장 보선 스님은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불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종교를 가졌건 상관없어요. 자기 수행을 완성해 마음을 정화하고, 그 힘으로 이웃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으면 됩니다”라고 했다. 힙함도, 다정한 위로도, 대중의 열광도 모두 불교의 이 ‘너른 품’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전 세계가 저마다 삶의 이유로 경계를 넘어 대이주하는 시대에 불교의 넉넉함은 더욱 값지다. 포용과 공존이라는 불교의 지혜가 혐오·차별의 어둠도 넘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