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HMM 본사. 연합뉴스
정부가 부산으로 본사를 옮기는 해양 기관·기업을 지원하는 ‘부산이전기관법’ 시행령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세계 8위 해운사’ HMM의 부산 이전 작업에 속도가 붙고, 해양환경공단 등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이전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어 정부는 북극 항로 시대에 대비해 국내 동남 지역을 해양경제 거점으로 육성하는 청사진도 함께 내놨다.
해수부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산이전기관법 시행령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부산 내 국유재산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해양수산 기관·기업에 소관 부처 장관이 임대료를 최대 100%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아울러 이전 직원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해수부 장관이 주택의 공급 범위와 입주자격, 선정 절차 등을 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시행령 제정으로 부산 이전기관과 직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한층 구체화됐다”며 “특히 이주직원들이 부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 개선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에 본사를 둔 국내 1위 해운업체 HMM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노사는 지난달 30일 본사 이전에 합의했으며, 현재 부산으로 이동할 인원 규모를 협의 중이다. 본사 근무 인원은 약 9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과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동남권을 세계적 해양 경제권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검토됐던 다른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추가 이전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동북아 해양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동남권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욱더 빛을 발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동남권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꾸준하게 이어 나가야 되겠다”며 “동남권투자공사 신설, 항만·항공 인프라 확충, 해양 산업 기반 강화 같은 과제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가로 부산 이전을 논의하고 있는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은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이다.
다만 이곳들의 부산 이전을 둘러싼 예산과 부지, 법적 절차 등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선거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해수부는 지방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했으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정부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정부와 여당은 선거 이후 구체적인 이전 로드맵과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측은 이전 비용 상당부분을 부산시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부 해양수도권 미래상 인포그래픽. 해양수산부 제공
한편 해수부는 이날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방향’도 발표했다. 경북 포항시에서 전남 여수시까지 이어지는 해안벨트를 북극항로 대응 경제권으로 설정하고, 물류·금융·서비스 산업을 집적한 해양경제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부산~네덜란드 로테르담 구간 시범 운항을 추진하고, 2030년에는 유럽 정기 항로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쇄빙선 확충과 극지 전문 인력 양성도 병행한다. 진해 신항을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키우고 해양금융·해사 법률·선박 유지보수정비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