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6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한수빈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올해 ‘하투(夏鬪)’ 전선은 넓어지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이 초과이윤 배분을 요구하는 가운데,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까지 결합하면서 올해 하투 규모가 예년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하투는 정규직 노조의 성과급 배분 요구,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등이 합쳐지는 모양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에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조항을 담았다. 현대차 노조도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협력업체 노동자에게도 동일한 성과급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13~15% 수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 20%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며 이달 초 파업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투쟁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며 ‘노동의 몫’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인간 노동자’ 일자리 보호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정규직 신규 인원 충원과 고용 안정 요구를 담았다.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가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도 공동 요구안에 AI 도입 시 노동권과 조합원 고용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 요구를 포함했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도 새로운 변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424개 원청을 상대로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했지만, 이 중 교섭 절차를 개시한 원청은 51개(12%)에 그쳤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포스코·한화오션·현대차·현대중공업 등 산하 원청기업 가운데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곳은 아직 없다. 금속노조는 이번 총파업에서 원청 교섭을 핵심 요구로 내걸고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하청노조 조직률이 여전히 낮은 만큼 원청 정규직 노조가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를 지원하는 ‘원·하청 연대’ 방식으로 산별 투쟁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15일로 예고한 총파업에서 노란봉투법 교섭 절차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부·공공기관이 법률·예산에 따라 근로조건을 집행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직접 교섭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노동부 해석지침이 공공부문 원청 사용자성을 제한하고 있다”며 해석지침 폐기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원청 교섭 투쟁 확대를 위해 하청노조들의 총파업 참여도 조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