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막판 협상···조정 결렬 시 파업 돌입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규모지만
고강도 구조조정 따른 고용 불안과
경영진에만 쏠린 성과 체계가 불씨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노조가 사측과 임금 체계개편 등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인다. 조정이 결렬되면 카카오 본사가 첫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규모 및 보상 체계가 주요 쟁점이지만, 이면에는 과거부터 누적된 불투명한 성과 체계·고용 불안 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27일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노조는 지난 20일 결의대회에서 파업 투표를 찬성 가결해 조정 결렬 시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부분 파업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단행한 파업은 아직까지 없었다.
이번 협상의 주요 쟁점은 성과급 보상 구조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조는 “교섭에서 검토된 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하는 것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직전까지 간 데에는 카카오의 고강도 구조조정과 불투명한 성과 분배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4년 정신아 대표 취임 후 계열사 정리·매각이 이어지면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이후 성과체계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파업 직전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2023년 147개에 달하던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94개 수준으로 줄었다. 약 2년 만에 3분의 1 이상 계열사 수가 감소했다. 특히 포털 ‘다음’ 운영사인 AXZ는 지난해 5월 분사한 지 8개월 만에 매각 협상이 공식화됐다. 매각에 관여한 양주일 AXZ 대표는 매각 결정 이후 일주일 만에 돌연 사퇴했다. 카카오 노조는 당시 양주일 AXZ 대표를 겨냥해 “회사의 미래를 믿고 헌신한 직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홀로 탈출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이 경영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직원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헬스케어 등 계열사도 잠재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며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노조가 계열사를 챙기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며 “고용 안정에 대한 계열사들의 요구를 노사 간 의제로 띄우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실적이 역대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직원 보상은 박하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8% 증가해 역대 최고치다.
그러나 지난 2월 지급된 직원 성과급이 연봉의 3~9% 수준에 그치면서 직원들의 반감도 커졌다. 성과급 지급 기준이 따로 공개돼 있지 않은 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그간 사측 재량으로 정해진 성과급이 올해 처음 임금협약 의제가 되면서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지난 20일 결의대회에서 “회사는 위기라며 직원들의 복지를 줄이고 고용을 위협하는 와중에도 실패한 경영진은 수십억 원의 스톡옵션과 퇴직금을 챙겨 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회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신도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이후 “다음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가 1년도 지나지 않아 매각을 결정한 것이 계기가 됐다. 카카오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교섭을 벌였음에도 사측이 교섭 대표만 3번 교체하며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인사상 대표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카카오 협상은 향후 IT기업 고용·임금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전면 파업이 드물었던 IT업계에 새로운 관행을 만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성과급·임금 등 주요 의제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르도록 내일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