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해양안보 공동 대응’ 시사
(왼쪽부터)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샹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쿼드 외무장관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Quad)’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정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중국 견제 메시지를 내놨다.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된 상황과 에너지·핵심 광물 공급망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뤘다.
쿼드 외교장관들은 2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연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무력 사용이나 강압,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와 기타 불안정화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특정 국가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군사 활동을 확대해온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군용기 운용과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행위를 언급하면서 “분쟁 지역의 군사화”에도 우려를 표했다.
쿼드 외교장관들은 또 지난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의 여파로 세계 에너지 운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도 이날 논의했다.
외교장관들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커진 상황도 집중 논의했다. 성명은 “주요 해상 통로의 불안정성이 세계 무역과 에너지 수송망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해상 운송 차질은 연료·식량·비료 공급은 물론 선원들의 안전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을 지지하며 중동 지역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쿼드는 상선 공격과 해상 통행 제한 시도도 비판했다. 특히 통행료 부과 등 국제법에 어긋나는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전쟁 이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강화를 시도할 경우 공동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쿼드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구상’과 ‘핵심 광물 협력 체계’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시장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광산 개발과 가공, 재활용을 포함한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쿼드는 2004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협의체다. 초기에는 장관급 협의체 형태였지만,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됐다.
다만 지난해 말 인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 정상회의는 관세 문제 등을 둘러싼 미국과 인도의 갈등 속에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