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부산을 찾아 “국민주권정부는 김영삼 대통령이 꿈꿨던 해양강국 대한민국으로의 힘찬 도약을 앞당길 것”이라며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동남권을 남부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해 국가균형발전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2주 사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6·3 지방선거 격전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바다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바다를 통해 세계를 잇고, 평화의 길을 열고, 공동 번영의 터전을 만드는 진정한 해양 강국의 비전을 바로 이곳,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서 실현할 것”이라며 “동남권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남부 해양수도권으로서 더 높이, 더 멀리, 더 힘차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곳 부산에 본격적인 해양수산부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겠다”면서 “해운기업과 관련 공공기관은 물론 입법이 완료된 해사법원을 조속히 설립하고, 국회 논의가 끝나는 대로 이미 약속드렸던 동남권 투자 공사까지 모두 집적된 해양클러스터를 신속하게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말 청사 이전을 마친 해수부와 본사 이전 계획을 확정지은 HMM 사례를 재차 언급하면서 공공기관 개청과 이전 등을 추가로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념사에서 1996년 김영삼 정부 당시 해수부 출범을 언급하는 등 부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둔 김 전 대통령을 두 차례 거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준비 현황 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7월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행사의 차질없는 준비를 당부하면서 “대한민국의 성공 경험과 도약의 서사를 세계와 공유하는 최적의 장소가 부산”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산이 이번에 BTS 공연과 관련한 소위 숙박비 바가지 때문에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개선을 좀 해야 할 것 같다”며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거나 할 때 숙박비 바가지 얘기가 다시 나오면 부산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2주 사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연이어 방문했다. 지난 13일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전날 오후에는 경남 창원 진해구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미래국방전략위원회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핵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받고, 해군 핵심전력인 신채호함에 들러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 외동전통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은 지역에서 개최되는 공식 일정 때마다 현지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울산 남목마성시장, 김해 외동전통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남항시장 등에서 장을 보고 식사를 하면서 부·울·경 지역 주민·상인들과 접촉의 빈도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에서 여야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지역이 많은 부·울·경을 잇따라 찾은 것을 두고 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지방선거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 최대 격전지인 부산을 집중적으로 찾는 이유는 너무나도 뻔하다”며 “민생 행보가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방탄용 표 구걸 유세”라고 말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 기간에는 대통령의 시간을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이냐. 대통령의 동남권 전략적 투자 발언이 불편하냐”며 “대통령이 ‘표 구걸에 나섰다’는 등의 저급한 표현을 가져다 쓴들, 선거 패배를 앞둔 국민의힘의 곤궁한 처지만 더 드러날 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 가야 할 명분이 있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것일 뿐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