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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로고의 의미

입력 2026.05.27 20:10

수정 2026.05.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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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처음 알게 된 뒤 나는 그 로고가 마음에 들어 자주 매장을 찾았다. 커피 맛 때문이라기보다 매혹적인 로고가 새겨진 사물들을 보러 간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다양한 곳에 박힌 로고를 바라보는 일을 즐겼고 그것들을 수집했다. 견고한 흰색 도자기 컵 위에 초록색 로고가 그려진 모습도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작은 초콜릿 통이다. 짙은 초록색 바탕 위에 흰색과 검은색이 들어간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둥근 금속성 통인데, 빛을 받으면 펄이 들어간 것처럼 표면이 반짝인다. 통 안에는 금색 포장지에 싸인 커다란 초콜릿 세 개가 들어 있다. 도넛처럼 둥글고 얇은 초콜릿도 맛이 좋지만, 이 금속성 통만으로도 충분히 제값을 한다는 생각이다. 둥근 통의 표면에는 스타벅스 로고만이 가득한데 나는 그 인어가 귀엽다.

스타벅스 로고의 원 안에 그려진 웃는 여인은 인어에서 유래한다. 그녀는 사이렌(Siren)으로, 달콤하고 매혹적인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는 바다의 요정이다. 아마도 사이렌의 노래처럼 사람들을 커피 맛으로 사로잡겠다는 의도에서 그려진 것일 게다. 이 로고의 기원은 16~17세기 노르웨이 목판화에서 연유한다고 한다. 꼬리지느러미가 두 개 달린 이른바 ‘바우보-사이렌’ 형상이다. 두 개의 꼬리를 양쪽으로 나눈 것은 두 꼬리 사이로 여성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하반신의 세로 입술(여성의 음문)을 이른바 ‘바우보’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자식을 잃어 시름에 잠긴 데메테르를 위로하고자 한 영주 켈레우스 부부의 뜻에 따라 하녀 바우보가 춤을 추었는데 얼마나 열심히 추었는지 아랫도리가 벗겨진 줄도 몰랐다. 그러자 그만 그녀의 음문(세로 입술)이 노출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것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본 데메테르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고 곧 원기를 회복했다고 한다. 이후 여성의 성기, 세로 입술을 바우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여성의 음문은 성기라는 의미를 넘어서 모든 이의 탄생의 관문이자 웃음, 쾌락, 기쁨, 탄생 등 여러 의미를 상징한다.

그러니 스타벅스 로고 속 인어의 포즈 역시 자신의 바우보를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건네는 상징으로 읽을 수 있다. 별 장식 왕관을 쓰고 두 손으로 양쪽 지느러미를 부여잡고 있는 인어의 형상은 양다리 찢기를 하는 듯하지만 실은 자신의 바우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이에게 자기 생의 근원을 깨치게 하고 웃음과 유혹, 쾌락, 희생, 봉사라는 여성이 지닌 위대한 능력을 몸짓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고 아름다운 초콜릿 통에 그려진 로고 하나가 인간 생명과 삶의 근원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가 구설에 올랐다. 심각하고 두려운 일이다. 불매운동과 더불어 로고가 프린트된 컵을 깨부수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경영진의 무감각한 기획과 왜곡된 역사 인식이 불러온 파장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런 식의 역사관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며 5·18 유공자와 피해자는 물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까지 악마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일상에서 다반사로 이루어진다. 뉴스와 거리의 현수막, 선거 유세차에서 흘러나오는 구호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증폭된다. 이를 언제까지 들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한때 매혹과 웃음의 상징처럼 느껴졌던 스타벅스 로고마저 예전처럼 바라볼 수 없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박영택 미술평론가

박영택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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