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정효진 기자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앞으로 반도체(DS) 부문과 가전·스마트폰 등 비반도체(DX) 부문을 따로 교섭하겠다고 밝혔다.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교섭 분리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이탈이 심해지면서 향후 과반노조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28일 ‘향후 교섭 및 조합 운영 방향 안내’ 입장문에서 “DS 부문과 DX 부문을 분리하는 투 트랙 교섭 체계로 개편하겠다”며 “앞으로 교섭은 초기업 노조 내에서 DS 부문과 DX 부문을 분리해 각 부문의 특수성과 현안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집행부를 분리(DS 5명, DX 3명) 운영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단체협약 준비와 DS·DX 나아가야 할 운영 체계를 두 축으로 삼아 조직을 정비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임금협약 합의안에서 DS 부문과 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가량 벌어지면서 조합원 간 ‘노노갈등’이 커졌다. 협상 막바지에는 초기업노조에서 DX 소속 조합원이 잇달아 탈퇴하면서 한때 7만6000명에 달하던 조합원수가 이날 오전 10시기준 6만9575명으로 7만명을 밑돌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50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초기업노조 DX 소속 조합원은 약 5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향후 과반노조 지위도 위태로워질 수 있고, 교섭 주도권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가입자수는 각각 2만여명, 1만6000명으로 늘었다. DX 소속 직원들이 초기업노조에서 이탈해 대거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협상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머리를 숙였다. 그는 “교섭 과정에서 ‘파운드리 이직을 돕겠다’ ‘DX 못 해먹겠다’ 등 조합을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하고 경솔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조합원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음달 17일에는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다. 최 위원장은 “이번 교섭에서 느끼는 조합원의 실망과 제 잘못에 대해 말뿐인 사과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