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 앞에서 한 여성이 부채로 머리를 식히고 있다. 서유럽은 이달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때 이른 폭염에 휩싸였다. AFP연합뉴스
앞으로 5년 이내에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기록이 경신될 확률이 86%에 이른다는 세계기상기구(WMO) 전망이 나왔다.
WMO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 지구 1~10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GADCU)’를 28일 발표했다. GADCU는 한국 기상청을 포함해 전 세계 13개 기관의 250개 앙상블 멤버(예측 모델)를 활용해 매년 작성된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의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3~1.9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예측(1.2~1.9도)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에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을 확률은 9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보고서에서 80%, 전년도 보고서에서 86%였던 가능성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WMO는 “파리협정에서 명시한 1.5도는 장기간, 일반적으로 20년 동안 지속되는 장기적인 온난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연평균 기온이 이 수준을 초과하는 해가 있다고 해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구 기온 상승 추세에 따르면 일시적인 1.5도 초과 현상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밖에서 한 사람이 폭염을 피해 양산을 쓰고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가 현재까지 가장 더운 해였던 2024년보다 더울 가능성은 86%로 전망된다. 2024년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5(±0.13)도 높았다.
2026~2030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은 75%로 나타났다. 전년도(70%)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향후 5년 중 최소 한 해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0도를 초과할 가능성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 2.0도는 인류가 피해야 할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보고서는 향후 5년 겨울(11~3월) 평균 북극 기온이 최근 30년(1991~2020년)에 비해 2.8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의 3.5배가 넘는 수치다.
김주홍 극지연구소 해양대기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북극 해빙이 줄면 해양의 열 흡수가 늘어나 추가적인 해빙 감소와 기온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극지 문제가 아니라 중위도 극한기상 위험과도 연결될 수 있어 지속적 감시와 예측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고 기온을 경신한 게 불과 2년 전인데, 5년 안에 다시 최고 기온 기록 경신이 전망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동아시아 지역 평균 기온은 전 지구 평균 기온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한국도 향후 5년, 10년 단위의 상세한 기후 전망을 통해 국가 운영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