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데뷔전 신현송 총재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 꼽아가며 설명
“친절한 교수 스타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에 “노사 간에 합의를 하는 건 중요하지만 한국은 워낙 양극화가 큰 문제니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하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두 반도체 회사의 성과급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그는 “성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서 임금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임금이 구매력 증가를 통해 수요를 증가시키면 물가 압력도 생기니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이날 ‘반도체 호황의 낙수효과’를 거론하기도 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가 호황이어도 경제 전체가 좋아지는 낙수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임금이 올라가고, 설비투자와 반도체 공장을 짓는 건설투자, 소비가 늘고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진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혜택”이라며 “법인세나 성과급에 대한 소득세는 국민 전체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는 이날 원·달러 환율에 관해서도 강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신 총재는 “환율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책무에 비춰볼 때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며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그러면서 “원화약세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중동전쟁”이라며 “중동상황이 빠르게 진전되면 앞으로 원화가 상당히 강세로 흐를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한국경제 성공의 비용’이라는 취지의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글에 대해 “그걸 원화 약세를 용인한다고 말하는데 난 그렇게 안 읽었다”며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투자를 통해 나타난다, 그런 걸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한국 투자에 대해 “우리가 갚아야 할 돈이 아니라 한국의 국부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 데뷔전을 치른 신 총재는 1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경제 현안을 두고 경제학 개념과 함께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첫째’ ‘둘째’ ‘셋째’ 등을 언급하며 차근차근 답변하는 모습에 다소 직설적인 화법의 전임 이창용 총재와 달리 “친절한 교수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