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워
아서 스넬 지음 | 노승영 옮김
리더스북 | 484쪽 | 2만3000원
지정학은 세계 지리를 고정된 것으로 보고 인간사회가 그 요인들에 대응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비옥한 땅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지게 된다’는 지정학자들의 주장은 지리적 위치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뉴워>는 불변하리라 여겼던 지리적 요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기후변화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며 북극 얼음이 녹아 북극항로가 생기고, 황무지로 취급됐던 그린란드가 요충지가 된 것이 그 예다.
책은 기후변화를 반영한 지정학인 ‘기후지정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국가 간 전쟁이 영토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진 것이었다면, 21세기에는 기후로 인한 ‘새로운 생존 전쟁’이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예컨대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곡창지대 대부분은 폭염, 태풍 등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반대로 너무 추워 농사에 부적합했던 지역은 기온이 상승하며 농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나중에는 더 나은 농업 생산성을 가진 땅을 점유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들의 대응이 세계 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기후위기를 긍정하고 대응책을 준비 중인 중국과 러시아에 주목한다. 중국은 칠레, 호주, 콩고 등 청정 기술 분야에 대응할 수 있는 원자재 보유국들과 관계를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틈타 아프리카 지역의 원료 수급에 나섰다. 이 시간이 쌓이면 미국 중심의 석유 패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가 세워질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본다.
저자 아서 스넬은 세계 지정학 및 기후변화 전문가다. 전직 영국 외교관으로 1998년 영국 외교부에 합류한 뒤 20여년간 아프가니스탄, 이란, 예멘 등을 오갔다. 그는 기후위기 문제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전 지리적·정치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통찰을 내놓는다. 흙, 공기, 물, 불 4원소로 구분된 예시들은 구체적인 만큼 이해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