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설계자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 최정숙 옮김
미래의창 | 368쪽 | 2만2000원
억만장자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늙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다. 아들의 혈장을 수혈받았고 수많은 영양제와 보조제를 섭취했으며 각종 과학장비를 활용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체크했다.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호르몬 주사를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책은 존슨처럼 영생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좇는다. 그들에게 죽음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기술적 결함이다. 이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새로운 욕망에 천착하는 이들이 샘 올트먼,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비탈릭 부테린 등 테크 거물들이라는 점은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10년 전 인류가 오늘날의 챗GPT를 상상하지 못했듯, 10년 후의 인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긴 수명을 누리게 되리라고 그들은 진심으로 믿는다.
불로장생 약을 찾던 진시황과 같이 이전부터 권력과 부를 쥔 이들은 더 오래 살고 싶은 꿈에 집착했다. 노화를 막는 첨단 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현재도 부유한 이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어 웰빙을 만끽하고 노화를 되감으려 한다.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혁신적 기술들은 이 같은 인간의 꿈과 욕망 위에서 영생을 신화가 아닌 비즈니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 끝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실리콘밸리의 약속처럼 인류는 영생을 누리는 신인류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욕망은 보편적 미래처럼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극소수에게 허락된 프로젝트다. 인명은 하늘의 뜻이 아닌, 기술과 자본의 배분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이 국내에 출간되기 직전 흥미로운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언급한 존슨이 수백만달러를 쓰며 장수 실험 끝에 얻은 교훈으로 ‘잘 자고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일’을 꼽은 것이다. 불멸을 향한 첨단 실험의 끝에서 돌아온 답이 ‘기본에 충실하라’는 사실이다. 이 같은 아이러니는 이 책의 문제의식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