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소득 격차 ‘6.59배’…반도체 성과급 등 양극화 더 커질 듯
올해 1분기 고소득 가구의 소득은 크게 늘고, 저소득 가구의 소득은 ‘찔끔’ 느는 데 그쳐 분배 지표가 6년 만에 가장 악화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고소득자의 소득이 더 크게 늘면서 사회의 양극화 양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모든 소득분위(5분위)에서 소득이 늘어났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1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특히 소득분위별로는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237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2% 늘어 전체에서 소득 증가율이 가장 컸다.
서지현 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5분위 가구 같은 경우는 대기업 종사자가 많은데, 대기업 위주인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상승률이 300인 미만 사업체보다 조금 더 높았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1년 전보다 2.7% 늘었다. 2분위(하위 21~40%)는 279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1.5% 늘어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득분배 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6.8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6.59배라는 의미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뜻이다. 대기업에서 성과급이나 명절 상여금이 많이 지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 금액을 빼 ‘한 달 벌어 쓰고 남은 돈’을 뜻하는 전 가구의 흑자액은 월 123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그러나 고소득 가구(5분위)는 흑자액이 408만원으로 같은 기간 2.6% 증가했다. 전 분위 중 흑자액이 늘어난 것은 5분위가 유일하다. 저소득자인 1분위(-18.5%)와 2분위(-27%)는 흑자액이 두 자릿수 하락했다.
앞으로도 사회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K자’ 성장으로 호황을 누리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은 임금과 성과급이 늘어나는 반면 저소득자의 소득은 그만큼 빨리 늘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 과장은 “분기별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성과급 등이 대기업 위주로 지급돼 (5분위 배율 악화) 경향성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