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5등급제가 적용된 이후 고교 학교 내신 시험이 전반적으로 쉬워지면서 평균 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픽사베이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기존 내국세 연동에서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 연동으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 데 교육교부금은 급증하면서 정부가 55년간 유지해온 교육재정 배분의 큰 틀을 개편하기로 한 것이다.
2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예산처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산정 방식을 경상성장률과 연동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획처는 교육부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다음달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종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1972년 학생 수가 급증하던 시기에 안정적인 초중등 교육재정을 확보하려고 도입했다. 학생 수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내국세의 20.79%가 시·도 교육청에 무조건 배정돼 세수가 늘면 자동으로 증가한다.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 등으로 국세 수입이 가파르게 늘면서 교육교부금 역시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때문에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도 내국세 징수액에 비례해 교육 재정이 기계적으로 불어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데도 교육교부금처럼 의무 지출이 증가하면 재정의 경기 대응력도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교부금 규모는 2015년 39조4000억 원에서 2025년 70조 2000억 원으로 10년 새 약 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학생 수는 638만명에서 502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는 학생 수가 480만 명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교부금 총액은 오히려 76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기획처는 학령 인구 감소와 교육 재정의 안정성 두가지를 모두 고려하면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경상성장률과 연동하면 교육재정 증가폭을 경제 전체 성장 속도와 맞출 수 있어, ‘학생은 줄어드는데 돈은 남아도는’ 상황은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에서 교육예산을 한국처럼 일률적으로 내국세 연동 자동 배분 구조를 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부는 다만 경상성장률 자체의 변동성이 큰 만큼, 변동 폭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 산식을 추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당초 기획처는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을 하나로 통합해 일괄 교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교육 재정의 독립·안정성을 요구하는 교육부의 반발에 부딪혀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선회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도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학령인구는 많이 감소했는데 내국세는 더 올라가면서 지방교육재정 형편이 지방 정부·중앙정부보다 매우 나아졌다”며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대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수는 국회 통과다. 교부금 산정 방식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법정 비율로 명시돼 있어 실제 개편을 위해서는 국회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법이 제정된 1971년 이후 55년 만의 첫 구조 개편인 만큼 국회 통과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할 경우 교육재정교부금 증가 속도는 매우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이 부담은 미래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학령인구 감소 등의 현실을 반영해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