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연합뉴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60%로, 지난해 말(0.57%)보다 0.03%포인트, 1년 전(0.59%)보다는 0.0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는 2021년 3월 말(0.62%)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부실채권 잔액은 1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6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 늘었다. 이 역시 2019년 3월(18조5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여신 종류별로는 기업여신이 14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여신 3조3000억원, 신용카드채권 3000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1분기 중 상매각 규모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부실채권 잔액이 증가하며 작년 말 대비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상매각’은 금융회사가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 등 외부 기관에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상매각 규모가 줄면 부실채권이 장부에 그대로 남아 잔액과 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다만 신규 부실 발생은 다소 줄었다. 1분기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3000억원 줄어 4조1000억원,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000억원 감소한 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3000억원 줄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0.74%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상승 폭이 더 컸다. 대기업여신(0.50%)은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중소기업여신(0.88%)은 0.05%포인트 뛰었다. 중소법인(1.03%)은 0.03%포인트 상승했고, 개인사업자여신(0.66%)은 0.09%포인트 오르며 2015년 3월(0.71%)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2%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0.22%)과 기타 신용대출(0.66%)이 각각 0.01%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1.82%)은 0.02%포인트 하락하며 유일하게 개선됐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손충당금 잔액을 부실채권으로 나눈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4%로 9.9%포인트 하락했다. 적립금 규모는 그대로지만 부실채권이 늘어난 탓에 커버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코로나19 시기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은행권은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렸으나, 이후 적립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부실채권은 증가하면서 비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