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아낌없는 응원 부탁” 마지막 당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7일 공식 개관식이 열린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64)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협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격 표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회장이 오는 7월 19일 폐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 회장은 성명서에서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2013년 취임 이후 13년 만에 축구협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회장은 지난 13년간 한국 축구 행정의 수장으로서 여러 공과를 남겼다. 재임 기간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의 성과를 거뒀고,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착공과 K리그 승강제 정착 등 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논란, 축구인 기습 사면 시도와 철회 파동 등으로 행정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의 표명은 최근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후, 정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에 대해 ‘직무 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요구해 왔다. 문체부가 징계 이행 의지를 완고하게 천명하고 나선 데다, 국회 국정감사 등 정·관가 안팎의 문책 요구가 지속됐다. 이에 정 회장이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남은 임기 완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싣는다.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하며 2029년 초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던 정 회장이 중도 퇴진을 선택함에 따라, 한국 축구 행정 체계는 월드컵 이후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정 회장은 사퇴 발표와 함께 “대회 기간 동안 대표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달라”며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