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고 있다. 전대미문의 것이
일상으로 되어버렸다. 영웅은
전사들과 멀리 떨어져 있고, 약자가
발포구역으로 몰려가 있다.
훈장은, 심장 위에 얹힌
초라한 희망의 별.
이 별은 수여되리라,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연발 총성이 멎고,
적군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영원한 무장의 그림자가
하늘을 뒤덮게 된다면.
이 별은 수여되리라,
깃발로부터의 도주에 대해,
친구 앞에서의 용기에 대해,
품위 없는 비밀을 누설한 것에 대해,
그리고 일체의
명령불복에 대해.
- 잉에보르크 바흐만(1926~1973)
나에게 가장 먼저 각인된 오스트리아 작가는 잉에보르크 바흐만이었다. 그녀의 소설집 <삼십세>와 시집 <소금과 빵>은 난해하지만 강렬한 아우라로 젊은 날의 영혼을 감전시켰다. ‘매일 매일’은 1953년 출간된 첫 시집 <유예된 시간>에 실렸다. 2차 세계대전은 끝났지만 전쟁이 여전히 일상의 일부로 남아 있던 냉전의 시기였다. 총칼이 오가는 전쟁만이 전쟁이 아니라, 총성이 멎고 적군이 보이지 않게 된 후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영웅의 가슴에서 빛나던 ‘훈장’은 “초라한 희망의 별”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일상의 파시즘 속에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발포구역에 몰린 약자들에게는 이제 다른 방식의 싸움이 필요하다. 그 싸움은 마지막 연에 나열된 것처럼 ‘깃발로부터의 도주’와 ‘친구 앞에서의 용기’와 ‘품위 없는 비밀의 누설’과 ‘일체의 명령불복’이다. 약자의 이러한 지리멸렬한 싸움에 “이 별은 수여되리라”고 시인은 선언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나날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미시적 폭력과 실존적 불안, 우리는 매일 매일 이것과 싸운다. 그럴듯한 무기도 없이, 빛나는 훈장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