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024년 12월 서울 마포구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실에서 해임 처분 취소 소송 1심 승소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효진 기자
경찰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 사건을 약 3년 만에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권 당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이 사건을 명분 삼아 권 이사장을 해임한 바 있다.
3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공수대)는 지난 14일 권 이사장의 감사원법 및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 사건을 불송치 종결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에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가 없다”고 적시했다. 같은 혐의를 받았던 안형준 사장을 비롯한 MBC 관계자들과 방문진 관계자 등 4명도 무혐의로 불송치됐다. 경찰은 사건 접수 약 3년 만에 결론을 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이 2023년 8월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MBC 탄압 및 방송 장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사건은 2022년 윤석열 정권의 ‘MBC 장악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 보수 성향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는 권 이사장 등에 대해 ‘MBC 방만 경영’을 명분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이듬해 2월 감사원이 감사 착수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그해 8월 MBC 관련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감사를 방해했다며 감사원법 위반으로 권 이사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방통위는 당시 감사원법 위반 등을 이유로 권 이사장의 해임 절차에 착수했고, 감사원의 수사 의뢰 직후 권 이사장을 해임했다.
그러나 법원이 권 이사장의 해임 취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권 이사장은 이사장직에 복귀했다. 권 이사장은 해임 처분 취소 본안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1심 법원은 권 이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방문진이 MBC의 경영상 문제 등을 보고받고도 적정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법원도 지난 1월 “방문진이나 원고(권 이사장)가 감사원 감사를 방해하거나 지연했다고 볼 수 없다”며 권 이사장 해임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방미통위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확정됐다.
경찰도 이번에 권 이사장 해임 시도가 전임 정권의 무리한 ‘찍어내기’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이사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불송치 결정에 대해 “임기 만료 전에 저와 방문진에 제기됐던 모든 문제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히게 돼 기쁘다”며 “윤석열 정권이 가한 공격들이 부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권 이사장은 조만간 신임 방문진 이사들이 임명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방미통위가 선정한 이사 추천 단체들은 오는 26일까지 방문진 이사 4명을 방미통위에 추천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