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만끽하기 좋은 서울 도심 수변 공간 3곳
과거 채석장이었던 용마산 자락을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암반 지형을 활용해 만든 폭포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높이 51.4m의 용마폭포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좌측에는 21m의 청룡폭포, 우측에는 21.4m의 백마폭포가 함께 흐르며 장관을 이룬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예년보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다. 도심 속 인공폭포부터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계곡, 물길을 활용한 미디어아트까지 서울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물멍’을 즐길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시원한 폭포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서대문구 홍제천의 홍제폭포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높이 25m, 폭 60m 규모의 거대한 인공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물보라 덕분에 주변 공기마저 한층 시원하게 느껴진다.
2011년 조성된 홍제폭포는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풍경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최근에는 수변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며 볼거리를 더했다. 2023년에는 폭포 맞은편 창고를 리모델링한 ‘카페폭포’와 ‘폭포책방 아름人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올해는 홍제폭포 복합문화센터도 새롭게 조성됐다.
복합문화센터에는 홍제폭포의 사계절을 담은 미디어전시관과 굿즈숍, 전망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SNS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서울의 대표적인 수변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폭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의 인공폭포를 보고 싶다면 중랑구 용마폭포공원을 찾으면 된다. 과거 채석장이었던 용마산 자락을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암반 지형을 활용해 만든 폭포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높이 51.4m의 용마폭포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좌측에는 21m의 청룡폭포, 우측에는 21.4m의 백마폭포가 함께 흐르며 장관을 이룬다. 거대한 암벽과 녹음이 짙은 숲이 만들어내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용마폭포는 평소 하루 두 차례(11시30분~13시, 14시~15시) 가동된다. 여름철인 6월 29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오후 5시~6시 운영이 추가돼 하루 세 번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공원 내에는 인공암벽장과 황톳길도 조성돼 있어 산책을 즐기기 좋다.
진관사계곡은 국립공원 보호구역에 속해 맑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관사 경내로 이어진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지하철서 걸어가는 계곡 휴식
시원하게 발을 담글 계곡을 찾는다면 노원구 수락산 벽운계곡이다.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걸어갈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바위에 새겨진 ‘벽운동천(碧雲洞天)’이라는 글자에서 이름을 얻은 이곳은 서울 도심에서 비교적 손쉽게 계곡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소리가 더욱 커지고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도 짙어진다. 하류는 수심이 얕아 어린아이들이 놀기 좋고, 신선교 인근의 선녀탕은 성인들에게도 인기다. 계곡 입구에는 벽운동천 약수터가 있으며, 주변에는 치유·명상의 숲과 평상도 마련돼 있다.
북한산 자락의 진관사계곡은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은평한옥마을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사찰과 계곡,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진관사계곡은 국립공원 보호구역에 속해 맑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관사 경내로 이어진다. 진관사는 칠성각 보수 공사 과정에서 3·1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와 독립운동 관련 유물 20여 점이 발견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계곡 출입은 제한되지만 하류에 있는 마실길근린공원에서는 발을 담그거나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매년 2월 말부터 6월까지는 양서류 산란과 번식 보호를 위해 출입이 통제되며, 본격적인 물놀이는 7월 이후 가능하다.
청계천 광교 아래 조성된 ‘청계 소울 오션’이다. 어두운 수변 공간에 빛과 영상을 투사해 물결이 흐르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는 미디어아트 공간이다. 서울관광재단
물길을 가로지르는 미디어아트
낮보다 밤이 더 매력적인 ‘물멍’ 명소도 있다. 청계천 광교 아래 조성된 ‘청계 소울 오션’이다. 어두운 수변 공간에 빛과 영상을 투사해 물결이 흐르는 듯한 풍경을 연출하는 미디어아트 공간이다.
현재는 ‘봄 피어오름’을 주제로 한 작품이 상영 중이다. 개나리와 벚꽃, 진달래, 버드나무 등을 소재로 한 영상이 청계천 수면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야경을 만든다. 6월 둘째 주부터는 간송미술관과 협업한 ‘조선의 풍류’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운영 시간은 6월부터 8월까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다.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 후기 천주교 순교 성지 위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역사와 건축, 미디어아트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 공간인 하늘광장은 지하 3층에서 지상 공원까지 수직으로 뚫린 구조가 특징이다. 붉은 벽면 사이로 사각형 하늘이 액자처럼 펼쳐지는 풍경 덕분에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하늘광장 끝에는 미디어아트 공간 ‘하늘길’이 이어진다. 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경사로를 따라 은은한 영상이 흐르며, 마치 물결 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드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