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비자 선택권 방해 판단
외국계 여행 플랫폼 중 국내 1위
4년간 통신판매업 신고도 안 해
외국계 여행 예약 플랫폼 중 국내 이용자 수 1위인 트립닷컴이 일부 항공권 환불금을 바우처로만 제공하고,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아 과태료 총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트립닷컴코리아와 본사인 트립닷컴 싱가포르에 대해 통신판매업 미신고·바우처로 항공권 환불·환불 제한 등 행위를 적발하고 과태료 총 1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과 환급 내역 보고명령도 내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두 법인은 2020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일부 항공권 거래에서 환불금을 당초 결제수단이 아닌 항공사 바우처로 환급했다. 약 5년간 바우처로 환급된 건수는 총 1만3010건, 금액은 31억5500만원 상당이었다.
다만 트립닷컴은 항공권 구매 전 ‘항공사 규정에 따라 환불금이 항공사 바우처로만 제공될 수 있습니다’라고 적은 창을 띄워 소비자에게 안내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사전 고지가 소비자의 환불 선택권을 제한하는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가 결제한 수단보다 불리하지 않은 방식으로 환급해야 한다”면서 “바우처로만 환불한 것은 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또 트립닷컴코리아는 2020년 4월부터 약 4년간 통신판매업 신고 없이 영업하다가 2024년 1월에야 신고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상품 판매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 체결 및 결제를 직접 수행하는 사업자를 통신판매업자로 규정하고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트립닷컴이 단순 중개를 넘어 예약·결제 과정에 직접 관여한 점을 근거로 신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트립닷컴은 항공권, 숙박, 렌터카 등 예약을 중개하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으로, 전 세계 회원 수는 약 4억명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트립닷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69만명으로,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외국계 여행 예약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