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종료 기후특위…정부도 미적
기후위기 대응 ‘공백’ 장기화 우려
시민단체 “특위 재설치 서둘러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이전에 얼마나 빨리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지 정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년9개월이 지났지만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개정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지난달 29일 해산했다. 시민사회는 국회가 하반기에 기후특위를 다시 설치해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1일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8월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까지의 감축 목표 비율만 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감축 목표와 관련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미래세대에 과중한 감축 부담을 전가할 우려가 있다며 제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해당 법 조항이 효력을 잃으면 발생할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개정 시한을 올해 2월28일로 정했다.
국회 기후특위는 이 시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2월3일에서야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31명으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이 2박3일간 워크숍을 통해 정한 의제에 대해 시민대표단 300명과 미래세대 대표단 40명이 4일간 숙의·토론을 진행했다. 공론화위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를 더 빨리, 더 많이 감축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시민대표단 숙의 결과를 지난 4월13일 기후특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기후특위는 그 뒤로 세 차례 탄소중립기본법 심사소위원회를 열고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시민단체는 개정이 지연된 이유로 여야와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목했다. 권경락 플랜 1.5 정책활동가는 “내란 등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들로 기후 의제가 정치권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지만, 이후에도 여야 지도부가 법 개정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정부 역시 준비할 기간이 오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 협의 등을 핑계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국회가 하반기에 기후특위를 조속히 재설치하고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표는 “목표를 설정한 뒤 실행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하지만 몇년째 목표만 쳇바퀴 돌듯 정하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빠르게 실행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