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5월 소비자물가가 3.1% 오르면서 지난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3%대로 올라섰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24% 넘게 오른 가운데, 석유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석달만에 오름세를 보이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전월(2.6%)보다도 상승률이 0.5%포인트 확대됐다. 중동전쟁 이전 2%에 그쳤던 소비자물가는 전쟁 이후 석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4.2%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월(21.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2022년 7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휘발유는 23.1%, 경유는 33.3% 올라 마찬가지로 3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0.8% 올라 상승 폭이 전월보다 둔화됐지만, 석유류 상승의 영향으로 전체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서비스 중에서도 국제항공료, 국내항공료, 세탁료 등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는 품목도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항공료는 33.5% 올라 1995년 1월 관련 통계조사가 개시된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데이터처는 유류할증료 인상에 더해 5월 연휴 수요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엔진오일교체료는 14% 세탁료는 11.3% 올랐다.
국내항공료와 해외단체 여행비 등도 석유류 상승의 영향을 받으면서 서비스 물가는 2.8% 올라 전월(2.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 3월과 4월엔 그나마 농축수산물 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흡수했지만, 농축수산물 물가도 기저효과와 높은 날씨에 따른 출하 감소 등으로 2.2% 올라 석달만에 상승전환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5% 올라 전월(2.2%)보다 0.3%포인트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24년 2월(2.5%) 이후 가장 높았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3.3% 올라 지난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한국은행 등이 석유류 등 공급측면 물가 상승에 더해 수요측면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진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 등을 볼땐 (수요측면 물가의) 변동 요인이 아직 보이지 않고 공급 측면 물가의 시차를 고려할 땐 하반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