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 제미나이
법무부가 치매로 인해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다야요 초호점 라마씨(86·네팔)의 국내 체류 자격을 인도적 차원에서 부여하기로 했다. 체류 연장을 위한 비자 발급이 거부된 사연(경향신문 5월14일자 10면 보도)이 알려진 지 보름 만이다. 법무부는 라마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달 29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 협의회(협의회)’를 열고, 라마씨에게 기타(G-1-99) 비자를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적인 사유로 라마씨의 체류를 허가키로 한 것이다. 협의회는 법무부 산하의 민관합동 심의기구로, 인도적 사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한 체류자격 변경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수 있다.
협의회 결정에 따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는 라마씨의 딸인 귀화 한국인 김유나씨에게 연락해 라마씨의 체류자격 변경을 다시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법무부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비자를 발급할 방침이다. 김씨 측은 “어머니를 도울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줘서 감사하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체류 변경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라마씨는 단기방문(C-3) 비자를 외국인 환자(G-1-10) 비자로 변경해달라고 출장소에 신청했으나 지난 4월27일 불허됐다. 라마씨는 네팔에 가족이 없는데 치매까지 걸려 한국에 있는 딸 김씨가 부양하지 않으면 고독사할 위기에 처했었다. 김씨는 치료를 위해 지난해 12월 라마씨를 한국으로 모셨다.
단기방문 비자 만료가 다가오자 김씨는 라마씨의 체류자격 변경을 요청했다. 그는 세금으로 외국인을 치료받게 한다는 오해를 피하려고 라마씨가 건강보험을 취득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 치료비로 쓸 현금 잔고도 인증했다.
그러나 출장소는 “장기체류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국내 체류 중인 가족에 재정 능력을 의존”할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 측은 정확히 얼마가 부족한지, 어떤 추가자료가 필요한지 설명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숙박업소 청소로 생계를 유지하는 김씨는 휴가를 내야 출장소에 갈 수 있는데, 설명이나 안내 없이 거듭 “불가하다”는 답만 듣고 돌아왔다. 김씨는 라마씨의 치료를 포기하는 방안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필요한 경우 라마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사회통합협의회가 운용하는 기금을 이용하거나 법무부가 조성한 ‘천사 공익신탁 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천사 공익신탁 기금은 법무부 직원들이 급여에서 1000원 미만 금액을 자발적으로 공제해 조성한 것으로, 각종 범죄 피해자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