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2명 구하고 숨진 김신씨
의사자 김신 동문을 기리기 위해 전남대 선후배들이 설치한 벤치. 전남대 제공
“바람은 씨앗/ 휘날리는 생명이여/ 흐드렀던 꽃이 지고/ 피어오른 오름 위로/ 온 땅 뒤덮을 꽃씨.”
전남대학교 재학 중 물에 빠진 중학생 2명을 구하고 숨진 김신씨(사망 당시 24세)를 기리는 동판과 벤치가 모교에 설치됐다.
동판에는 고인이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직접 쓴 자작시 ‘한라산 가마귀’의 일부 구절이 새겨졌다.
전남대는 “인문대학 3호관 앞동산에 의사자 고 김신 동문을 기리는 ‘바람이 머무는 벤치’를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고인은 전남대 국문과 3학년이었던 2000년 7월30일 전남 영암 고향마을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중학생 2명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중학생들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김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은 같은 해 12월 정부로부터 의사자로 인정받았다. 전남대는 2024년 8월 고인에게 국문과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이번에 조성된 ‘바람이 머무는 벤치’는 고인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선후배 72명이 후원해 마련했다. 벤치 앞에는 고인의 시를 새긴 동판을 설치해 후배들이 그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주 ‘김신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표는 “우리 곁에 바람처럼 머물다 간 의로운 청년 김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이 벤치를 마련했다”며 “고인의 용기와 희생이 후배들에게 인간다움의 가치를 전하는 작은 자리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