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당근마켓’에 등록된 휴지심 거래 게시글 목록.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캡처
휴지심 한 개에 100원, 아이스팩 한 개에 500원. 과거라면 분리수거장으로 향했을 물건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어엿한 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판매를 통해 수익도 얻고,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 재테크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2일 서울의 한 지역 ‘당근마켓’을 보면 최근 한달 간 휴지심이나 아이스팩을 거래한다는 글이 총 30건 이상 올라왔다. 5~10개씩 묶음으로 판매하거나 무료 나눔하는 판매글이 많았다. 조회수가 높은 글은 금세 판매가 완료됐다.
휴지심을 이용한 DIY(직접 만들기) 유튜브 숏츠 콘텐츠 목록.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휴지심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 등 만들기 재료를 찾는 소비자들한테 수요가 있다. 판매글 제목도 ‘유아용 만들기 재료’, ‘공예 만들기 재료’ 등의 문구가 적혔다. 유튜브 등에는 휴지심과 색종이 등을 활용해 간단하게 만들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영상 등이 많이 올라와있다.
어린이집 교사 남모씨(36)는 “원생 교구 제작에 대량의 휴지심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시중에서는 따로 구매하기 어렵다”며 “무료 나눔 게시글을 우선 찾아보지만 가격이 비싸지 않아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휴지심을 팔아 큰 돈을 벌겠다기보단 재활용을 통한 환경보호 효과에 더 가치를 두는 판매자도 있다. 대형 종이봉투 2개 분량의 휴지심을 모았다는 대학생 심유리씨(27)는 “버려질 물건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물건이 된다는 점이 더 뿌듯하다”며 “그냥 버리는 것보다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2일 ‘당근마켓’에 등록된 아이스팩 거래 게시글 목록.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캡처
아이스팩도 인기 거래 품목 중 하나다. 김모씨(32)는 최근 1년 동안 6~7차례 아이스팩을 나눔받거나 구매했다. 그는 “평소 빵을 만든 뒤 지인들에게 나눠주거나 주말에 캠핑을 하는 과정에 아이스팩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며 “새 제품을 사면 결국 몇 번 쓰고 버리게 되는데,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다시 활용한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지난주에 집에 쌓여 있던 아이스팩을 무료 나눔했다는 변모씨(22)는 “‘혹시 몰라’ 하는 마음에 모아뒀던 아이스팩을 이사를 앞두고 정리하면서 20개 넘게 나눔했다”며 “어차피 버릴 생각이었는데 상대방이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어차피 버려질 물건에서 새로운 부가 가치가 창출될 때 소비자는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며 “금전적 이익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물건이 전달되는 거래 과정 자체에서 자기효능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스스로해보기(DIY) 활동이나 자원의 분리배출을 좀 더 의미 있게 해보려는 고민에서 시작된 흐름이 SNS를 통해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