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이 로봇수술 등 고액 비급여 치료가 늘면서 1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도 1년 만에 다시 100%대를 돌파하면서 보험료 추가 인상 우려가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계약은 3622만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6만건(0.7%) 증가했다. 여기에 보험료도 오르면서 지난해 실손보험 보험료 수익은 18조원으로 1년 전보다 1조6000억원(10%) 늘었다.
그러나 실손보험 관련 보험손익은 1조8700억원 마이너스로 전년(-1조6200억원)보다 적자 폭이 2500억원(15.6%) 더 커졌다. 지급된 보험금이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급보험금은 17조원으로 1년 전(15조2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11.4%) 불었다. 손해조사비 등 사업비도 약 2조9000억원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발생손해액을 보험료수익으로 나눈 경과손해율도 101%로 지난해 같은 기간(99.3%)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경과손해율은 2023년 103.4%에서 2024년 90%대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다시 100%대를 상회했다. 실손보험의 손익분기점인 손해율 85%를 크게 웃돈 것이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는 원인은 비급여 치료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지급 보험금에서 비급여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1%(9조7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이 2조7000억원으로 암과 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2조6000억원)보다 많았다.
영양제 등 ‘통원 비급여주사제’ 보험금도 1조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로봇수술과 전립선결찰술, 하이푸시술(고강도 초음파를 이용한 시술) 등 새로운 의료 기술과 관련한 비급여 보험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로봇수술 관련 보험금(4700억원)은 1년 전보다 72.4% 늘었다.
로봇수술 관련 비급여 보험금은 72.4%, 전립선 결찰술 64.6%, 하이푸시술 46% 급증했다.
지급보험금 중 의료기관별 비중은 의원이 3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21.8%), 종합병원(17.6%), 상급종합병원(15.0%) 순으로 많았다. 특히 비급여 보험금은 의원(37.1%)과 병원(26.9%)의 비중이 높았으며, 고액비급여 치료 증가로 상급·종합병원도 보험금 증가율이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보험료 추가 인상과 분쟁이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5세대 실손보험 안착을 통해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과도한 비급여 진료를 억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