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쿰, 마슈하드 3곳에서 하메네이의 장례 행사가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시기는 6월 중순으로 예정됐다.
장례행사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주관하며 약 3일간 진행된다. 추모식이 거행될 장소로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대모스크 또는 테헤란 남부 이맘 호메이니 영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장례 절차를 마친 후 시신이 실린 관은 쿰을 거쳐, 마슈하드로 옮겨진다. 테헤란은 이란의 수도이며, 쿰과 마슈하드는 대표적인 이란 시아파의 성지다. 하메네이의 유언에 따라 시신은 마슈하드 이맘 레자 성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테헤란시는 추모식에 1500만~2000만명의 조문객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하마드 아민 타바콜리자데 테헤란 사회문화 담당 부시장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인도·방글라데시·카슈미르 등 인접 국가에서 온 많은 순례자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들이자 후임자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부친의 추모식에 나타날지가 주목된다. 모즈타바는 지난 3월8일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육성을 공개하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제기될 정도로 은둔해 왔다. 모즈타바가 국정 운영에 점차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그의 등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그가 일정 수준에서 점점 더 (국정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모즈타바의 등장은 전쟁 발발 후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거 사망한 이란 지도부가 통제를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권력 세습을 둘러싼 이란 내 논란, 지도부 내 강경파·온건파 대립 등 내부의 혼선을 극복하고 체제 안정화를 이뤘다는 대외적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파가 밀집한 추모식은 모즈타바 체제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관건은 남은 기간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 진전에 달려있다. 장례식 개최는 대규모 인파 밀집 행사에 미·이스라엘이 공습을 벌일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남은 기간 미·이란 협상이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모즈타파의 등장은 물론 장례 거행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 3월4일 이란은 하메네이의 추모식을 거행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당일 연기를 발표했다. 당시 알자지라는 “대규모 인파를 겨냥한 미·이스라엘의 공격 위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기반 독립 매체 이란와이어는 “하메네이는 지난 2월 공습으로 숨진 후 아직 매장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