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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란 이유로 안전 뒷전, 사고 되풀이 된 이유

입력 2026.06.03 21:53

수정 2026.06.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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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안에서는 노동자 죽음, 밖에서는 무기 수출’이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전날 이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안에서는 노동자 죽음, 밖에서는 무기 수출’이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전날 이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는 잦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고질화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사업장에선 2018년과 2019년에도 고체연료를 다루던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도 화약제품인 발사체 추진제를 세척하는 공정에서 발생했다. 회사 측은 “세척 공정은 당초 위험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는데,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묻고 싶다.

지난 2일 실시한 합동감식 결과 드러난 현장의 부실 관리 또한 심각하다. 해당 건물에는 화약류 취급으로 정전기조차 치명적인데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고, 대단위 환기시설도 없었다. 노동자들이 유해가스 등을 내보내는 배기 설비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했지만 사측은 미루기만 했다고 한다. 안전관리가 얼마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는지 말해준다. 이 사업장은 과거 두 번의 사고 당시 특별감독에서도 총 568건의 위반이 적발됐고, 지난해에는 위험물 예방 규정 미이행으로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

이러한 위법 행위가 되풀이되는 동안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은 방산업체란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 사업장은 로켓과 미사일의 추진체 등을 생산·개발하는 국가보안시설이다. 안전관리가 방위사업청과 소방청으로 이원화돼 있는 데다 공정도 기밀인 경우가 많아 외부 감시·견제 같은 관리·감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의 “수십년 된 관행을 따라 운영했던 게 실패의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는 고백은 이번 참사가 구조적 방치의 결과임을 뒷받침한다.

보안이 안전의 눈을 가리고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부와 수사당국이 참사의 원인 규명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책임을 명확히 묻는 일이다. 반복된 경고를 묵살한 기업의 책임과 감독을 소홀히 한 행정 책임까지 분명히 가려야 한다. 그래야만 방산 수출이란 미명하에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이윤을 올리는 구태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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