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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심사 혁신’으로 환자의 기다림에 안심과 희망을

입력 2026.06.03 22:39

수정 2026.06.0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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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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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1형당뇨병 환우회의 초청으로 영화 <슈가> 시사회에 다녀왔다. 이 영화는 당뇨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구하려 애쓰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혈당측정기를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기까지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과 불안의 무게를 떠올렸다.

현재 전 세계에 보고된 질병은 수만 종에 이르고, 이 중 상당수는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의 5~10% 수준에 그친다.

설령 새로운 후보물질을 찾았다 하더라도 곧바로 환자에게 치료제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과 허가 심사, 건강보험 등재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환자들의 간절한 바람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치료 혜택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가 보다 더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약 허가 심사 혁신 프로젝트, 안심’을 추진하고 있다. ‘안심’이라는 이름에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더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또한 혁신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신속한 규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신기술 의료기기의 허가 심사 기간을 세계 최고 수준인 240일 내로 단축하기 위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혁신을 추진한다.

우선 ‘허가 심사 체계’ 혁신이다. 의약품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통상 아파트 10층 이상 높이의 방대한 심사 서류가 제출된다. 그동안은 소수 심사자가 이를 순차적으로 검토해왔지만 앞으로는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품질 등 분야별로 자료를 세분화하고 다수의 심사자가 나누어 동시에 병렬 심사한다. 또한 부족한 자료는 즉시 보완을 요청하고 준비된 자료는 우선 제출해 검토를 이어가는 ‘수시·동시’ 심사 체계로 전환한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적이고 속도감 있는 허가 심사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다. 해외 규정이나 방대한 문헌, 기존 유사 사례 검색과 문서 요약 등 첨단기술 지원을 통해 보다 더 빠르고 일관된 검토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AI 기반 자가검증 서비스를 도입해 업계가 허가 신청 이전 단계에서 제출 자료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올해부터 3년에 걸쳐 220억원을 투입해 ‘AI 심사관’을 추진한다.

두 번째로 ‘인력’ 혁신이다. 전문인력은 허가 심사의 핵심 요소다. 해외 규제기관 역시 기술 발전에 맞춰 전문인력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의 핵심 조치로 허가 심사 인력을 확충한다.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해 검토함으로써 소수 심사자의 경험과 전문성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더욱 전문적이고 투명한 심사를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소통’ 혁신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규제기관과의 충분한 소통을 제품 개발 성공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는다. 이에 식약처는 허가 신청 전이라도 개발자가 자료를 작성하는 데 겪는 애로사항을 줄이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기와 횟수가 제한된 기존의 소통 프레임에서 벗어나 허가 심사 전 과정에 걸쳐 업계가 언제든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과 소통 방식을 확대한다.

‘프로젝트, 안심’은 단순한 절차 개선이 아니다. 허가 심사 체계의 혁신적 전환이고, 허가 심사 속도와 효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규제 서비스로의 대전환이다.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의 하루는 건강한 사람의 하루와 같지 않다. 환자에게 기다림은 기회를 잃어가는 시간일 수 있다. 이제 ‘프로젝트, 안심’으로 그 기다림에 답할 때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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