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라늄 농축시설로 보이는 새로운 핵물질 생산공장을 시찰하고 “지난 5년간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은 종전의 2배를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핵무기 역량을 과시하며 미국과 중국에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위원장이 전날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핵무기 역량을 증강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로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나라의 안전과 이익, 발전권을 믿음직하게 보장하는 기본담보”라며 “국가핵무력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불변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책임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핵 무력 강화와 관련된 중요협의회’를 열고 “국가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강화할 앞으로의 방대한 계획실행의 순차와 그 담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보도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우라늄 고농축에 필요한 장치인 원통 모양의 원심분리기가 줄지어 빽빽이 늘어서 있는 시설을 둘러봤다. 통신은 이 공장의 위치나 생산능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영변, 남포시 강선, 평안북도 구성 등 3곳이 알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방문한 공장은 영변 내 신축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영변에 새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되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구성 (농축 시설의) 첫 공개이거나 미확인된 제4시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북한이 현시점에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은 미·중에 비핵화는 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방북할 경우 한반도 정세 관리나 미·중 관계를 고려해 북한에 추가 도발 자제나 대화 재개를 권고할 가능성이 있는데, 핵 문제는 중국이 통제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재차 못 박아두려는 의도”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핵심 쟁점인 상황에서 핵물질 생산 능력 확대를 오히려 과시하며 비핵화 문제가 북·미 간 협상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