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고위 외교 당국자가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 시 최악의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3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가 개최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행사 첫날 기자들과 만나 “자국 영토가 위협받는 최악의 경우 핵무기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런 무기 사용이 가능한 극단적인 가상의 상황은 러시아의 군사교리와 핵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에 상세히 기술돼 있다”며 “이런 문서들의 핵심 메시지는 러시아의 영토 보전을 공격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이러한 수단을 사용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러한 경고이자 신호를 최대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결의를 시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의 귀속 문제는 여전히 종전의 최대 걸림돌로 남아 있다. 러시아는 해당 영토에 대한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달 벨라루스와 함께 핵탄두 운용 훈련을 벌인 데 이어 서방이 ‘사탄Ⅱ’로 부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전선에서 1000㎞ 이상 떨어진 내륙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당하자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상군이 투입된 우크라이나 동부 등 전선은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랴브코프 차관이 이 발언을 한 SPIEF 개막 당일 새벽, 우크라이나 드론이 상트페테르부르크 항만 석유 터미널과 크론슈타트 해군기지를 타격해 화재를 일으키고 러시아 해군 초계함에도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SPIEF는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약 2만명의 사업가·정치인이 참석한 러시아 최대 국제경제포럼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주최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개최 당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