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아성’으로 여겨지던 지역서 변화의 바람
김중남 강릉시장 당선인
강원도 내에서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강릉·동해·화천 등 3개 시·군에서 31년 만에 진보 성향의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가 당선됐다.
동해안의 거점도시인 강릉시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중남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김중남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5만8350표(51.19%)를 얻어 4만8478표(42.53%)와 7142표(6.26%)를 각각 득표한 현직 시장인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와 무소속 김동기 후보(전 워싱턴 총영사)를 따돌리고 진보 성향의 첫 강릉시장이 됐다.
강릉시의 경우 1995년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래 31년간 모두 보수 측이 시장 자리를 독식해 왔다.
심기섭(민선 1~3기 3선), 최명희(민선 4~6기 3선), 김한근(민선 7기), 김홍규(민선 8기) 등 4명의 시장이 모두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힘 등 보수당 소속이었다.
보수적인 투표 성향은 12·3 불법 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지난해 6월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까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대선 최다 득표로 당선됐지만 강릉에선 당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대선 이후 ‘강원도의 대구’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홍규 후보의 시장 재직 시 가뭄 사태 대응 미숙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내란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면서 표심이 크게 흔들렸다.
김중남 당선인은 지난해 강릉 가뭄 사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방문을 요청, 함께 현장을 누비며 가뭄 예산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AI 데이터센터와 산학 연구단지, 드론 및 로켓 첨단 방산단지 유치 등을 공약하며 표심을 파고 든 끝에 과반을 득표하는 데 성공했다.
김중남 당선인은 “낡은 방식, 보여주기식 개발,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강릉의 살림과 시민의 삶을 먼저 보는 시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정학 동해시장 당선인
동해시에서도 31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시장이 탄생했다.
이번 동해시장 선거에서 이정학 더불어민주당 후보(51.6%)는 국민의힘 김기하 후보(44.89%)와 개혁신당 김홍수 후보(3.48%)를 따돌리고 시장에 당선됐다.
이정학 당선인은 “30년간 고이고 정체된 동해시를 바꿔야 한다는 시민들의 절절한 염원이 하늘에 닿은 것”이라며 “이제 분열이 아닌 통일로, 갈등이 아닌 화합으로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동해시의회 재선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에 입당, 이번 선거에서 체급을 올려 시장에 당선됐다.
김세훈 화천군수 당선인
화천군수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세훈 후보(57.36%)가 국민의힘 최명수 후보(42.63%)를 비교적 큰 표차로 따돌렸다.
화천에서 민주당 후보가 군수에 당선된 것은 31년 만이다.
접경 지역인 화천군은 그동안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여왔던 곳이다.
앞선 두 차례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김 당선인은 세 번째 도전 끝에 군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연금 도입, 관광산업과 스포츠 마케팅 확대 등 경제 중심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김 당선인은 “더 낮은 자세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군정을 이끌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