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 신도를 집단 가입시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검·경 합동수사본부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이 총회장의 첫 합수본 조사다. 이 총회장은 출석 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정교유착 합수본은 4일 오후 1시 이 총회장을 정당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총회장은 이날 오후 12시43분쯤 합수본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했다. 흰 자켓을 입고 갈색 지팡이를 짚은 채 수행원 부축을 받고 등장한 그는 ‘교인을 국민의힘에 강제 가입시켰는지’, ‘국민의힘에 현안 청탁을 한 적 있는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압수수색을 막아줬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답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이 총회장은 2021년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과 2024년 국민의힘 22대 총선 경선 때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신천지 교인들이 국민의힘 책임당원에 집단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필라테스’라는 프로젝트 이름까지 붙여가며 신도의 국민의힘 가입을 독려했다고 본다. 그 결과 2021~2023년 5만명이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에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본은 이런 집단 당원 가입이 정당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당법 42조는 누구든지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승낙 없이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합수본은 지난 1월 수사 개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이 총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합수본은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해 신도 명단과 당원 명부 등을 확보한 뒤 다섯 달에 걸쳐 전·현직 신천지 간부 등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에는 ‘신천지 2인자’로 불리는 고동안 전 총무를 두 차례 불러 신천지의 조직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합수본은 전직 신천지 간부 등을 불러 조사하면서 당원 가입 지시가 고 전 총무→각 교구의 지파장→교회 담임→장년회·부녀회·청년회 순서로 내려간 정황을 포착했다. 또 ‘이런 집단 가입은 이 총회장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
합수본은 이날 이 총회장을 상대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강제했는지, 당원 가입 대가로 정치권에 부당하게 현안 청탁을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