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 하남스포츠센터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유리창을 깨고 지하 수영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수영장에 뒤집힌 채 가라앉아 있는 차량. 경남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강동구 한 포장마차에 8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돌진해 운전자 본인과 손님 3명이 다쳤다. 같은 날, 경남 창원에서도 40대 운전자가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다 맞은편 상가 1층 옷가게로 돌진했다. 다음날 경기 광주에서도 6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주차장 진입 중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식당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빚어진 사고가 지난 5년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3배 이상 급증했다.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고가 늘고 있는 만큼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시급히 보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페달 오조작 의심사고 567건을 분석해 4일 발표한 ‘페달 오조작 주요 사고 특성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2021년 66건에 불과했던 사고는 2025년 153건으로 약 2.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15명에서 51명으로 3.4배 급증했다.
특히 페달 오조작 사고의 70%가 60세 이상 운전자일 때 일어났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일으킨 페달 오인사고의 위험성은 일반 교통사고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60세 이상이 일으킨 페달 오인사고 사망자수(1.42명)는 일반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1.03명)보다 37% 많았다.
이같은 사고의 피해는 주로 식당·카페 등 상가 시설과 횡단보도 인근 인도 등에 집중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인도·횡단보도에서의 사망자 비율(48.2%)이 가장 높았다. 상가에 돌진하는 사고는 주로 주차·후진 등 저속 주행에서 발생하는 반면, 횡단보도 사고는 주로 고속 주행 상황에서 벌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요한 수석연구원은 “페달 오조작 사고는 치명적인 형태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고령 운전자 대책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라며 “사고 발생 시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행 중에도 페달 오조작을 실시간으로 감지·제어하는 ‘중·고속 주행 중 페달오조작 방지 기술’ 탑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손해보험협회 등이 시행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업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장치들은 고령 운전자 141명의 비정상적 가속 등 페달 오인 사례를 3개월간 71회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해당 기술이 법적 제도화로 안착하기 이전이라도 고령층에 우선 보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보조금·세제혜택 등 구매지원 정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