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계단 오르기, 무릎 앞쪽 통증 유발
'안전한 내려오기' 병행이 관절 보호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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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계단을 계속 오르는 스텝밀 운동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힙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 층 이용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과도한 계단 오르기 운동 이후 무릎 앞쪽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생기고 있다.
스포츠의학계는 무작정 ‘올라가는 운동’만 반복하는 것이 오히려 무릎 슬개골 뒤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무릎을 깊게 구부린 상태에서 체중을 반복적으로 싣는 동작은 슬개대퇴관절 증후군(Patellofemoral Pain Syndrome)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차민석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은 “최근 스텝밀이나 계단 오르기 운동만 과도하게 반복하다 무릎 앞쪽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었다”며 “무릎 관절은 단순히 많이 쓰는 것보다 어떤 방식으로 하중을 받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등산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제 산악 사고 상당수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발생한다. 최근 스포츠의학계에서는 ‘내려오는 동작’을 오히려 치료적 운동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계단을 내려오거나 경사로를 하산할 때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힘을 버티는 ‘원심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 발생한다. 이는 일반적인 계단 오르기처럼 근육이 짧아지며 힘을 쓰는 단축성 수축과는 다른 개념이다. 세계 스포츠의학 분야 학술지들에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원심성 하체 운동은 무릎 주변 힘줄과 근육 재건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슬개대퇴 통증 환자에서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긍정적 결과가 확인됐다.
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교 연구팀이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한 그룹에는 계단 오르기 운동을, 다른 그룹에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간 뒤 계단 내려오기만 시행하게 했다. 12주 뒤 분석 결과, ‘내려오기 그룹’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고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근육과 대사 기능에는 충분한 자극이 전달됐다는 분석이다. 차 원장은 “원심성 운동은 심폐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근육과 힘줄에는 강한 자극을 줄 수 있어 중장년층이나 무릎 통증 환자에게도 활용 가치가 높다”며 “다만 충격을 무릎이 직접 받지 않도록 자세를 정확히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차민석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오른쪽)이 최근 부산 KCC가 프로농구 챔프전에서 우승한 뒤 KCC 선수단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차 원장은 KCC 주치의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내려오기’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뒤꿈치부터 강하게 디디는 대신 발 앞쪽이 먼저 닿도록 하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여 엉덩이 근육이 함께 충격을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발가락 방향과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려오는데 쓰이고 있는 모든 근육들 간에 협응성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차 원장은 “관절 건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하게 밀어 올리는 능력이 아니라 몸의 속도를 안전하게 제어하는 감속 능력”이라며 “무릎 통증이 있다면 무작정 올라가기 운동만 반복하기보다 통제된 내려오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관절 보호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